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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커리어

직장 갑질에서 살아남기

by Diligejy 2023. 12. 17.

 

 

p.23-25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계약직)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근로계약서에 기간이 명시돼 있다면 기간제 근로자이기 때문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 계약기간을 정해둔 것이 형식에 불과하고, 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 즉 '갱신기대권'이 있다면 회사 맘대로 갱신거절(해고)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채용공고나 당시 인사담당자의 증언만으로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채용공고를 보면 다음을 점검해보자. 채용공고를 저장해 놓고, 회사 이름을 검색해본다. 전화를 걸어 채용공고의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녹음해놓는다. 채용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 교부하지 않으면 불법이다. '나중에' 쓰자고 해놓고 쓰는 사장 없다. 위탁, 수탁, 프리랜서, 자영업자, 특수계약... 회사가 내민 계약서를 꼼꼼하게 본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물어보고 확인한다.

 

직업안정법 제34조 (거짓 구인광고 등 금지)는 "직업소개사업, 근로자 모집 및 근로자 공급사업을 하는 자나 이에 종사하는 사람은 거짓 구인광고를 하거나 거짓 구인조건을 제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제4조 (거짓 채용광고 등의 금지) 2항에는 "구인자는 정당한 사유없이 채용 광고의 내용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벌칙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다. 출산휴가자가 돌아오자 부당하게 해고된 지혜 씨의 경우, 채용절차법 위반으로 회사에 과태료를 물게 할 수는 있지만, 부당해고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채용절차법은 30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p.30-31

구직자는 사용자가 내미는 계약서에 부당한 내용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근로계약서'가 아닌 '도급(위탁)계약서'일 경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성민씨가 서명한 '집배송 위수탁 용역계약서'는 형식상 '도급(위탁)계약서'에 해당하지만, 법원은 택배 차량의 실질적 소유권,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 감독 여부, 출근 시 지각에 대한 제재가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 근로계약인지 도급(위탁)계약인지를 판단한다. 성민 씨는 회사의 차량으로 회사의 지휘 감독 아래 일했기 때문에 근로계약에 해당하며, 따라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용노동부에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는 진정서를 냈다.

 

설령 고용노동부에서 근로계약으로 인정받지 못했더라도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그 지위를 이용해 자기는 부당한 이득을 얻고 상대방에게는 과도한 반대급부 또는 기타의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대법원 판례(2017년 9월 7일 선고, 2017다 229048 판결)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소할 수 있다.

 

그런데 전국 5만 명의 택배기사 중 이런 판례를 알고 있는 노동자가 몇이나 될까? 

 

p.36-38

대법원은 사용자(사업주)가 근로자에게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하지 않았더라도, 상당한 지시를 했다면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근로자와 사용자의 구별에 대해 

-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계약의 형식, 기본급, 근로소득세, 4대 보험, 취업규칙 등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혜진 씨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근로자가 확실하다.

 

최근 근로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각국에서 프리랜서의 기준이 새로이 정립되고 있다. 미국, 유럽, 호주 등 전 세계에서 일하는 '우버' 택시 기사들은 회사에 수익금의 25~30퍼센트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고 관리 감독을 받는 등 사실상 근로자인데도 노동법 적용을 받지 못했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미국의 새 노동법 AB5(독립계약자 조건 강화 법안)는 'ABC 테스트'라는 세 가지 조건을 통과해야만 독립계약자(프리랜서)로 인정되고, 그렇지 않으면 최저임금, 초과근무수당, 건강보험, 유급휴가 등을 모두 지급해야 하는 직원으로 고용해야 한다.

 

ABC 테스트는 

1) 업무가 그 기업의 통상적인 영업과 관련이 없는 것이어야 하고

2)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사업주의 통제나 지시를 받지 않으며

3) 별도의 독립된 사업 직업을 가진다

 

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프리랜서로 본다. 회사가 세 가지 모두를 입증하지 못하면 노동법을 적용한다.

 

프랑스 대법원은 2020년 3월 "기사가 우버 디지털 플랫폼에 접속할 때 종속관계가 기사와 회사 간 성립된다. 따라서 기사는 자영업자가 아니라 근로자로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우버 기사가 자영업자로 분류되려면 

1) 스스로 자신의 고객층을 만들 수 있고

2) 요금을 직접 정할 수 있고

3) 업무 수행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봤다.

 

미국 노동법과 프랑스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한국의 220만 특수고용노동자 중 진짜 프리랜서는 10분의 1이나 될까?

 

p.55-56

포괄임금제는 근로계약 체결 시 연장 야간 휴일근로 등을 미리 정하여 예정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실제 근로시간을 따지지 않고 기본임금에 모든 종류의 수당을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연월차 수당의 경우는 휴식을 보장하는 근로기준법 취지에 따라 포괄임금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그렇다면 민경 씨네 회사 사장의 말대로 포괄임금제니까 최저임금 이상만 지급하면 불법이 아닐까? 민경 씨는 고용노동부를 찾았다.

 

대법원은 하루 8시간을 초과해 연장 야간 휴일근무를 한 경우 포괄임금제라고 합의했더라도 무효이고,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10년 5월 13일 선고 2008다 6052 판결). 노동시간 산정이 어려운 감시 업무나 대기업무(감시 단속적 근로, 경비원, 청원경찰, 시설관리 대기자, 수행운전기사, 당직대체요원 등)가 아닌 한 포괄임금제는 무효다. 회사가 포괄임금제라며 야근수당을 주지 않거나, 야근시간 계산을 하지 않고 매달 정해진 금액을 주는 것도 무효다.

 

우리나라 기업 절반이 포괄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상당수 기업이 불법으로 운영해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는 오남용 방지를 위한 '포괄임금제 지도 지침'을 내놓겠다고 해놓고 감감무소식이다. 사용자에게 유리한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와 탄력근로제는 신속하게 추진하고, 직장인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포괄임금제는 노사정 논의로 넘겨 불법을 방치한다. 직장인들이 갑질의 주범이 바로 고용노동부라고 비난하는 이유다.

 

p.66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노동시장 유연화 차원에서 행정 서비스 등 32업종에 대한 파견이 허용됐다. 교과서 인쇄사업은 제조업 생산공정이기 때문에 파견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5조 (근로자 파견 대상 업무 등) 2항 "일시적 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3개월 이내에 파견이 가능하다. 따라서 성훈 씨의 업무는 불법파견이 아니다. 이 조항을 악용해 경기도 반월공단, 시화공단을 비롯해 전국 공단의 제조업에 잠시 쉬게 한 뒤 다시 파견을 받는 '3개월 + 3개월 = 6개월' 파견이 횡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검인정교과서를 선택하면 시도 교육청에서 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에 제작을 의뢰한다. 개학 전 3개월 동안 교과서가 인쇄 제본되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 있다. 출판사는 사람을 쉽게 쓰고 자르기 위해 파견직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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