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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흐름이해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by Diligejy 202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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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25

흑사병이 전파되기 전 약 400년 동안 이슬람 국가와 노르만족의 침략이 줄어들고 봉건제가 정착되면서 유럽의 인구는 증가하였다. 기존의 경작지로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하기 어려워지면서 황무지와 목초지를 개간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식민 사업을 추진하였지만, 전근대사회의 기술력과 생산력의 한계 때문에 농민들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은 나빠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동방과의 원격지 교역을 통해 유입되기 시작한 향신료, 도자기, 비단 등의 사치품을 사기 위해 봉건귀족들은 농민들에 대한 수취를 강화하였고, 이는 농민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흑사병이 유행하기 전부터 이미 유럽 곳곳은 기근과 역병이 심해지고 장원 내 분쟁과 농민 봉기 발생이 증가하고 있었다.

 

저명한 경제사학자 그레고리 클라크는 '멜서스 함정(Malthus Trap)'에 빠져 있던 전근대사회에서는 비위생, 폭력, 흉년과 같이 인구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는 "미덕"이었고, 청결, 평화, 풍년과 같이 인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생활수준을 낮추는 "해악"이었음을 지적하였다. 그의 지적처럼 흑사병 유행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감소는 토지를 포함한 자원과 인구 간의 균형을 호의적으로 바꾸어놓았고, 이는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영국 농업노동자의 실질임금은 흑사병 유행 직전부터 15세기 중엽까지 약 두 배로 증가하였다. 급감했던 인구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서, 유럽 인구가 1400년 5,200만 명에서 1500년 6,7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흑사병이 초래한 인구감소의 혜택을 본 것은 역병에서 살아남은 사람만이 아니었다. 흑사병 발생 이전에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경작지로 개간했던 땅은 사람이 줄어들자 다시 버려져 목초지로 전환되었다. 드넓은 초원을 차지하게 된 양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졌고, 이는 당시 가장 선호하는 모직물로 부상한 소모사 생산에 적합한 장모종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경제사학자 로버트 앨런에 따르면, 흑사병 유행이 가져온 양모의 질 변화는 영국 모직물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을 뿐 아니라 18세기 영국에서 처음으로 산업혁명이 발생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16세기 이후 모직물 수출의 폭발적인 확대에 힘입어 런던 같은 대도시가 성장했고, 이는 농업부문의 생산성 제고와 도시 내 분업의 세밀화를 통해 영국의 임금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또한 도시화가 가져온 연료에 대한 수요 증가는 영국 석탄산업을 성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 결과, 산업혁명 직전 무렵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임금이 높고 에너지(석탄) 가격이 낮은 나라가 되었고, 이는 비싼 노동을 절약할 수 있는 산업혁명기 기술혁신의 배경이 되었다. 이렇게 볼 때, 1800년 무렵까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로 부상한 영국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350년 전 대역병으로 사망한 수많은 조상의 음덕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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