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지키려고 할 때,
그리고 충분히 그 지켜야하는 이유가 명확할 때,
사람의 능력치는 엄청난 성장을 한다고 나는 믿는다.
두수는 가락시장에서 물건을 나르며 180만원을 겨우 받는다.
식대는 2천원이다.
엄마에게는 시장에서 일하는 걸 비밀로 한다.
항상 밤에 일하는 회사라고 거짓말을 한다.
고등학생들이 자전거를 타며 말하는 놀림을 듣기도 한다.
그렇지만, 두수는 자신의 일에 열중을 한다.
두수는 고등학교 시절 민주라는 여자를 좋아했다.
그녀는 누나가 다니던 여고에 다녔다.
두수가 연극반 공연을 할 때 분장을 해주었다.
그렇지만, 두수는 옷을 이상하게 입어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민주는 이민을 간다.
두수의 삶은 그저 그렇게 지나간다.
두수의 누나 두희는 회사에서 성추행을 당하기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가족들 앞에선 회식이 많다며 속을 감춘다.
그녀는 낙훈에게 자신의 감정을 약간 드러내게 되고,
그런 그녀를 보며 낙훈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어느날, 두수가 일하고 있는 가게의 양사장이 내기장기를 두고 있었다.
두수는 훈수를 두었으나, 독선적 성격의 양사장은 말을 듣지 않고,
내기에서 졌다. 그러면서 두수에게 괜한 화풀이를 했다.
두수는 양사장과 내기장기를 두게 되고,
양사장은 2판을 내리 지다, 자신의 딸과 결혼시켜주겠다는 내기까지 걸게 된다.
두수는 끝까지 이기고, 양사장은 없던 일로 만들려한다.
한번 온 인연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두수는 양사장의 부탁으로 대신 내기장기를 두기도 하며,
장기의 고수임이 알려지고,
두수와 친하게 지내던 장씨아저씨는 두수에게 탑골공원에 장기고수가 많다며,
그 곳에 가기를 추천한다.
그러던 중 두수는 우연히 노숙자를 위해 시민단체 활동하는 민주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함께 노숙자 연극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노숙자 쉼터는 건물주 박영감의 철거명령으로 철거하게 되고,
두수와 민주, 노숙자, 낙훈은 절망한다.
그렇지만, 우연히 찍은 철거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여론전을 펼치며,
자신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두수는 자신의 특기인 내기장기를 통해 노숙자들을 조금씩 지켜나가고,
박영감과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박영감은 약을 타며, 두수가 이기지 못하게 방해하고,
그럼에도 두수는 정신을 차리고 박영감을 거의 이겨갔다.
그 순간 박영감 주위에 있던 사천왕은 무릎을 꿇고 져달라고 사정한다.
그들은 두수의 아버지처럼 퇴직금 조금 받고 50세정도에 퇴직한 아저씨들이었다.
미래 설계는 전혀 되지 않고, 자신들이 박영감 밑에서 내기장기를 두면 가게를 준다고
해서 박영감을 따랐다.
이 장면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저 순수한 악이 아니었다.
물론 내면은 모르기 때문에 악랄한 사이코패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경제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그들 또한 미래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아저씨들일 뿐이라는 걸 보여주면서
영화는 이분법을 배제한다.
영화는 많은 걸 표현하러 애썼다. 취직난, 성희롱, 순정적인 사랑, 퇴직, 노후, 철거
그러다보니 무겁고 난잡한 면이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독립영화로써, 너무나도 진지하지는 않게, 장기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이분법을 배제하고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이후 승부는 어떻게 났느냐면
영화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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