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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것 - 안 도 현 스며드는 것 안 도 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2015. 11. 10.
김영하 퀴즈쇼 (2) p.110~111 존경하는 찰스 다윈 선생님. 말해주세요. 저는 이 세계의 적자일까요? 아무래도 아닌 것만 같거든요. 각 개체는 자기가 이 세계의 적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나요? 그냥 겪으면 알게 되나요? 그냥 겪어보고, "이런, 나는 이 세계의 강자도 아니고 적자도 아니었잖아? 그럼 여러분, 이만 안녕!" 이러면서 퇴장하면 되는건가요? 그건 너무 비정하잖아요. 인생은 한 번뿐인데,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건가요? 인생이라는 게 패자부활전도 없는 그런 잔혹한, 만인 대 만인이 투쟁하는 냉정한 게임인가요? 다윈은 말이 없었다. 나는 침대에 몸을 뉘었다. 형광등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형광등에게라도 묻고 싶었다. 형광등아, 조명의 세계에서 다른 모든 조명들을 이기고 살아남은 국민조명 형광등아. 별.. 2015. 11. 10.
시선을 사로잡는 탑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파워포인트 2013(1) p.12 디자인, 기획, 발표, 세 가지를 모두 생각하는 회사가 지혜로운 회사입니다. p.13 1단계 : 제안 요청서 분석 2단계 : 자료 조사 분석 3단계 : 제안서 기획 디자인 4단계 : 프리젠테이션 기획 디자인 5단계 : 발표 p.14 1.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 2. 청중의 의도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3. 평가 지표의 우선순위 정하기 RFP란? Request For Proposal의 약어로 발주기업이 프로젝트를 담당할 업체를 최종적으로 선정하기 전에 선별된 업체에게 보내는 자사 프로젝트에 관한 요구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문서입니다. p.15 남과 다른 프레젠테이션은 차별화된 자료수집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자료조사를 할 때에도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p.16.. 2015. 11. 10.
신영복 - 담론 (1) p.13~14 오랜 강의 경험에서 터득한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교사와 학생이란 관계가 비대칭적 관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옛날 분들은 가르치는 것을 '깨우친다'고 했습니다. 모르던 것을 이야기만 듣고 알게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불러내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내가 그림을 보여드리면 여러분은 그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앨범에서 그와 비슷한 그림을 찾아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설득하거나 주입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자기가 살아온 삶의 결론입니다. 나는 20년의 수형 생활 동안 많은 사람들과 만났습니다. 그 만남에서 깨달은 것이 바로 그 사람의 생각은 그 사람이 걸어온 인생의 결론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단히 완고한.. 2015. 11. 9.
김영하 - 퀴즈쇼 (1) p.18 어째서 환상은 현실보다 더 지독하게 우리를 괴롭히는가. 스크린 속 표독스런 배우 최인숙의 가짜 죽음은 머리가 하얗게 센 고집쟁이 외할머니의 진짜 죽음보다 더 견디기 어려웠다. p.28 여자를 달래는 것은 권투에서 잽을 먹이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서 언제 상대방을 다운시키나 싶지만 계속 하다보면 꽤 효과가 있다. 잽이 안 통한다고 갑자기 강력한 펀치를 날려서는 안 된다. 그럼 모든게 파장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p.32 나이 스물일곱의 멀쩡한 남자가 이럴 때 전화 한통 받아줄 친구가, 나와서 소주 한잔 같이 하자고 편하게 얘기할 친구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는게 과연 정상일까? p.55 "우선 생각을 하는게 중요하거든. 그리고 틀리더라도 일단 자기 답을 준비해둬야 하는거야." p.55 "세상.. 2015. 11. 9.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1) p.29 새로운 생산수단은 지식이며 앞으로도 또한 지식일 것이다. 부(富)를 창조하는 중심적 활동은 생산적인 곳에 자본을 배분하는 것도 아니고 노동을 투입하는 것도 아니다. 자본과 노동은 19세기와 20세기 경제이론 - 그것이 고전 경제학파 이론이든 마르크스 이론이든 케인지언이든 또는 신고전학파 이론이든 간에 - 의 두 개의 축이었다. 가치는 이제 [생산성]과 [혁신]에 의해 창조되는데 생산성과 혁신은 지식을 작업에 적용한 결과이다. 지식사회의 주도적 사회집단은 [지식근로자]일 것이다. 마치 생산적인 곳에 자본을 배분할 줄 아는 자본가처럼 생산성 있는 곳에 지식을 배분할 줄 아는 지식경영자 즉 지식전문가, 지식 피고용자들이 지식사회의 주역이 될 것이다. p.39 탈자본주의사회 그리고 탈자본주의 정치체제를.. 2015.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