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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영미소설18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p.11 나이가 들수록, 하루 이틀 전에 경험한 일보다 수년 전에 있었던 일을 더 생생하게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그 말은 사실인 것 같다. 구멍 中 2019. 8. 10.
펀드 매니저 1 p.51~52 공포는 환희를 느끼는 데 불가결한 부분이었다. 달리기 선수가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거쳐야 하듯, 트레이더는 공포를 거쳐야 환희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2018. 7. 19.
살인의 해석 p.9~10 행복에 있어서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소원, 자존심을 짓밟힌 마음의 상처가 불길처럼 화로할 타오르다가 경멸로 인해, 더 심각하게는 무관심으로 인해 꺼져버린 사랑의 재가 되어 불행한 이들에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 그들이 이런 것들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하여 불행한 이들은 수의처럼 자신들을 감싸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행복한 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만 현재를 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잇다. 현재가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게 하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의미다. 행복해지는 방법과 의미를 얻는 방법은 다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순간을 살아야 한다. 단지 순간을 위해서만 살.. 2017. 9. 26.
채털리 부인의 연인1 p.7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를 비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큰 격변이 일어났고 우리는 폐허 가운데 서 있다. 우리는 자그마한 보금자리를 새로 짓고 자그마한 희망을 새로 품기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좀 어려운 일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순탄한 길이 이제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장애물을 돌아가든지 기어 넘어가든지 한다. 아무리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살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p.16 남자들은 받아주지 않으면 받아주지 않는다고 상대를 미워하고, 받아주면 또 뭔가 다른 이유를 대어 상대를 미워한다. 아니면 전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미워하는데, 남자란 불만에 찬 어린아이나 다름없어서 여자가 뭘 어떻게 해주든, 무엇을 갖든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밖에는 달리.. 2016. 11. 5.
위대한 유산1(1) p.132~133"이것 한 가지만은 네가 확신해도 좋다. 핍." 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즉 거짓말은 거짓말이라는 거다. 어떻게해서 하게 되었든 넌 거짓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거짓말은 거짓말의 아버지인 악마의 입에서 나와서 결국 그 악마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게 되어 있다.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말거라, 핍. 그건 천하거나 평범한 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아니라네, 친구. 그런데 천하거나 평범하다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난 도무지 그걸 분명히 이해할 수 없구나. 넌 몇 가지 점에서 비범하잖니. 가령 넌 비범하게 작지. 마찬가지로 넌 또 비범한 학자이기도 하지." 2016. 7. 20.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1) p.7 삶에서 낭만적인 영역만큼 운명적 만남을 강하게 갈망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영혼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잠자리를 함께하는 일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꿈에 그리던 남자나 여자와 만나게 될 운명이라고 믿는다면 용서받지 못할까?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고통스러운 갈망을 해소해줄 존재에 대한 미신적인 믿음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일까? 우리의 기도는 절대로 응답받을 수 없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참한 순환에는 끝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에 하나 하늘이 우리를 가엾게 여겨 우리가 그리던 왕자나 공주를 만나게 해준다면, 그 만남을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까? 한 번만이라도 논리에서 벗어나서 그 만남이 우리의 낭만적 운명의 징표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까? .. 2015.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