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일요일을 우울로 날리고 난 뒤, 마음이 많이 울적했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토요일 일요일을 날리다니...
욕심은 에베레스트 꼭대기에 있는데 실제로는 아직 동네 산 높이도 못 올라갔다는 그런 좌절감이 들었다.
물론 나는 신입이니까 처음이니까 이렇게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신입이기에, 어린 나이에 시작한 게 아니기에, 더더욱 뛰어오르고 싶었다.
남들을 이기고 싶은 것도 있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었다.
한 사람의 개발자로서, 1인분의 역량을 다 하고 조금씩 멋있어지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이렇게 마음속에서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 영주 교수님의 메일 한 통이 왔다.
새로 강의를 오픈했는데 예전에 조교일을 도와드렸으니 프로필을 넣어주신다는 내용이었다.
강의 오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이렇게 챙겨주셔서 정말 감동이었다.
진흙탕같던 내 마음속에 한 줄기의 연꽃이 핀듯 했다.
교수님과 실제로 한 번도 뵌 적이 없는데 이렇게 인연이 이어지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다른 분들께 이렇게 많이 받으니, 나도 어서 그 빚을 갚아야할텐데...
조금씩 조금씩 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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