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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자기발견

직의 무게, 경쟁 그리고 나

by Diligejy 2019. 11. 20.

직함이라는 건 정말 무겁고 두려운 단어인거 같습니다.
오늘로 입사한지 1주일, 나름대로 적응하려고 아등바등해봤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GPU도 리눅스도 써본적 없는데 우분투를 배웠습니다. 한번도 해본 적 없는 GPU CUDA 셋팅을 해야했고 그 과정 속에서 compiz로 인한 CPU High Usage를 잡기 위해 7시간 동안 끙끙대기도 했습니다. 결론은 뭘까요? 구글링이 최고입니다.

이렇게 삽질한 덕에 우분투 포맷과 기본적인 셋팅은 능숙해졌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보다 많이 느렸습니다. 업무 목표 상, GPU뿐만 아니라 메모리 문제도 잡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삽질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길렀고 다른 분들이 에러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다 엑셀로 기록해놓았기 때문에 나중에 복기할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잘 해냈다고 평하고 싶네요.

이러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결국 반복 또 반복하는게 장땡이란 겁니다. 
얼마나 반복해봤는지
얼마나 더 삽질을 해봤는지
얼마나 더 고민해봤는지

그 경험을 내재화시키냐 못시키냐가 경쟁에서 이기냐 못 이기냐를 가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입사한 날부터 스터디있는 날 빼고 야근을 계속 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어린나이부터 더 이런 경험을 쌓아놓았을텐데 저는 늦은 나이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빠른 시기에 접한 것도 아니고, 컴퓨터 감각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더구나 코딩은 겁나 못합니다. OS/Data Structure를 알기나 하나요? 모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맞습니다. Input을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가이드를 받아서 Input이 효율적으로 Output으로 나올 수 있도록 Process를 설계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Input을 늘려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 직장인 휴멜로의 시장경쟁상황은 만만치 않습니다. 수많은 공룡들과 골리앗들이 즐비해있고 엄청난 리소스와 인력을 투입해서 초기 경쟁에서 승리하고 독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지면? 맞습니다. 전쟁에서 진거니까 당연히 옆의 동료를 잃고 제 직업을 잃어야합니다. 아니 정말 좋은 상황이라해도 연봉이 동결되거나 깎일겁니다. 복지가 없어질겁니다.

https://www.mk.co.kr/news/it/view/2019/11/962332/

 

[단독] 클라우드 뒤처진 한국오라클, 직원 30% 내보낸다 - 매일경제

IT기업도 변하지 못하면 위기…올해 최대 400여명 감원 기업용 서버 수요 줄고 클라우드 대세로 떠올라 MS·아마존에 경쟁 밀려 3년 넘는 노사분규도 원인

www.mk.co.kr

멀리 볼 거 없습니다. 삼성동에서 계속 시위중인 오라클, 안그래도 노사관계 안좋은데 경쟁에서 밀려났으니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다. 시장은 냉혹하니까요. 앞으로의 노사관계가 어떻게 될까? 안 봐도 비디오지 않을까요?

이렇게 되는 걸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싫습니다. 경쟁에서 지는 거 정말 싫습니다. 옆의 동료를 잃는 슬픔 겪기 싫습니다. 성장통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 못합니다.  

그러기 싫으면 선택지는 딱 한 개 뿐입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실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물론 제 노력이 회사의 경쟁을 가를 정도로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그런 회사가 있다면 이상한 회사입니다.

그렇지만 제 노력이 부족하면 회사가 경쟁에서 더 밀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렇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

이런겁니다.

제 노력이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는 없지만, 실패가능성을 줄일 수는 있습다.

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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