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92
공급과잉이 발생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p.93
공급과잉이 발생한 두 번째 원인은 이데올로기 시대의 종말이다.
p.93
공급과잉이 가장 심한 철강산업의 예를 들어보자. 중국의 경우 2000년 기준 철강 생산량은 약 9억 톤이었다. 그러나 2014년에는 19억 톤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14년 만에 2배 이상 생산량이 증가한 것이다.
p.94
세 번째 원인은 대규모 전쟁과 대불황이 제2차세계대전 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생산력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다는 데 있다. 제2차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을 독일, 일본, 이탈리아의 팽창욕구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필자는 오히려 1929년 대공황으로 발생한 유휴설비를 파괴한 전쟁으로도 재해석하고 싶다. 산업혁명 이후의 전쟁은 대부분 생산력을 파괴시키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전쟁이 끝나면 투자가 늘면서 바로 성장 궤도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자유민주주의가 정착된 상황에서 전쟁을 통한 생산력의 파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모든 국가는 중상주의적 정책으로 타국과 교역을 통해 국익을 상승시키려 하고 있다. 각국 정부들은 자국 내에서 경쟁력이 약한 산업도 정부지원으로 되살려 생산력과 일자리를 유지하려 한다. 결국 공급력이 줄어들 여지가 없다.
p.94
네 번째 원인은 자유무역의 증대, 기업 간의 지나친 경쟁 등을 유발한 세계화 현상이다.
p.95
공급과잉이 발생한 다섯 번째 요인은 중국과 ASEAN(아세안)의 성장욕구에 있다. 21세기 들어 과도하게 증가한 중국의 투자는 공급과잉의 직접적 원인이다. 중국은 1990년 이후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1990년대 후반에는 한국 등 신흥국의 외환위기로 투자가 정체 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2년 외국자본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투자는 더욱 가속화된다. 인구 14억 명의 대국이 25년째 공장만 짓고 있다. 중국의 과잉투자로 웬만한 국가의 제조업은 이미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어느 국가든지 산업화 초기에는 전체 경제 중 투자비중이 크게 높아진다. 일본의 전후 복구사업이 시작된 1955년, 한국은 중동 붐에 의한 외자유입으로 중화학공업이 본격 투자된 투자비중을 살펴보자. 한국과 일본은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시작된 지 1975년, 중국은 천안문 사태 이후 본격적인 산업화를 시작한 1990년을 동일한 시점으로 보고, 15년이 흐를때까지 투자비중이 20%에서 대략 35%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후 5년 정도 이 수준에서 머물다가 투자가 줄고 내수소비가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투자가 줄어야 할 18년차(2008년)부터 오히려 투자비중이 더 빠르게 늘어났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복합위기에서 탈출하려는 시도였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높은 투자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p.96
p.97~98
지난 10년간 세계 전체의 투자는 에너지 46%, 소재 16%, 전력 등 유틸리티 13%, 기계 조선 건설 등 산업재가 8%를 차지했다. 이 4개 산업이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83%에 달한다. 이 산업들의 특징은 거의 투자와 관련된 산업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특히 중국의 투자 증가에 초점을 맞춰 설비를 늘린 산업이다. 결국 이 산업들의 공급과잉이 가장 심각하다. 최근 한국경제가 어려운 것도 중국의 공급과잉산업과 한국의 주축산업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와 미래의 투자는 소위 '소프트산업'이라 하는 서비스, 문화, IT산업 등으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미국경제가 강해지는 것도 소프트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중국경제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등 에너지, 소재, 유틸리티, 산업재 비중이 높은 경제는 공급과잉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p.100
부부 한 쌍이 2.1명 이하로 출산하면 세계 인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의 출산율이 1.06명인 것을 비롯해서 거의 모든 선진국이 1.5명 내외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지역에서까지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튀니지는 2명, 코스타리카도 1.9명 출산에 그치고 있다. 종교의 영향이 강한 이란도 1970년 6.6명에서 현재 1.9명으로 감소했다. 중국도 1970년대 4.71명에서 정부의 강력한 한 자녀 갖기 정책 시행으로 지금은 1.63명(2010년)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시작된 아시아의 급속한 출산율 하락 현상이 이제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인구감소는 역사상 최대의 난제가 되었다.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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