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할까?
여러 답이 있겠지만 사실 한국에서의 답은 단순하지 않나 싶다. 대기업에 취직해서 돈을 많이 벌고 승진도 잘 하고 투자도 잘 하고 결혼도 잘 하고 나중에는 은퇴준비까지 잘 하는 삶.
잘 하는 삶이면 된다. 어려워서 그렇지 단순하다.
이 영화도 삶에 대한 방법론을 단순함으로 제시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과는 약간 다른 결의 단순함을 제시한다. 마치 수행자의 삶과 같이 사는 단순한 삶을 얘기한다. 남들이 볼 때 결례를 범하기 쉬운 업무인 화장실 청소의 업을 하면서도 매우 단순하게 그 업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 스포티파이와 같은 디지털 문명의 삶이 퍼졌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아날로그 카세트를 통해 예전 팝송을 들으며 출퇴근 하는 삶. 이웃집 아주머니의 빗자루 소리에 잠이 깨고 자기 전엔 잠시 문학 책을 읽으며 자는 삶.
남들이 봤을 때 속칭 '성공'한 삶의 모습은 아니다. 그의 재산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으며, 그는 열심히 자산 증식을 해놓은 것 같지도 않고, 노후를 대비해놓은 모습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낼 뿐이다.
그에게 있어 삶이란 영화 제목처럼 '데이즈'에 집중하며 '퍼펙트'로 나아가는 삶이다. 영화에서 자세히 드러내진 않지만 그는 분명 큰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그의 조카를 데려가며 그의 여동생이 "아빠도 달라졌어."라는 말과 함께 좀처럼 흔들리지 않던 그가 흔들리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아픔을 견디면서도, 그림자 밟기 놀이를 할 만큼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견뎌내는 삶을 살아내고 있다.
그의 삶이 '퍼펙트'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퍼펙트'한 '데이즈'를 이뤄내는 과정을 영화가 그려내는 걸 보다보면 잠시 위로를 받게되고 구원받는 느낌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현재 살고 있는 삶의 난이도가 쉬워진다거나 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잠시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듯한 느낌을 느껴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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