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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일본소설41

백조와 박쥐 p.7 어떤 일이든 본인이 직접 말하게 하는 것이 수사의 철칙이지만, 그 이외에도 이유가 있다. 일부러 화를 돋워 본심을 끌어내려는 것이다. 화가 난 사람은 거짓말을 둘러대는 게 서투르다. p.104 인간이란 약한 동물이다. 속이고 넘어갈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다, 라는 건 부자연스럽다고 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2023. 4. 16.
십이국기 3 - 동의 해신 서의 창해 p.16~17 돌아가면 부모가 곤란해지리라는 사실을 아이는 알고 있었다. 도읍은 불타고, 주위에는 온통 죽은 이들의 송장이 널렸다. 아버지를 고용했던 남자는 서군의 병졸에게 살해당했다. 직업도 어벗고 집도 절도 없이, 일가가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도 못 하면서 밥만 축내는 아이를 한 명이라도 줄여야 한다. 아이는 눈을 감고 흐리멍덩해지는 의식에 몸을 내맡겼다. 잠에 빠지기 전에 짐승이 풀을 헤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 여기서 기다릴게. 어떻게든 살아남아 자리를 잡고 행복해진 일가가 어느 날 아이를 떠올리고 넋을 애도하러 찾아와주기를 기다릴 것이다. 언제까지고 기다릴게. 2023. 1. 8.
십이국기2 -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p.234 왕이라는 자리는 인품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여린 왕은 나라를 어지럽히고, 고상한 왕은 나라의 기둥뿌리를 뽑죠. 2022. 12. 28.
은하영웅전설 외전 3 p.35 진실이란 생일과 같아서 사람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법이란다. 진실이 같지 않다고 해서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p.56 역사란 과거에 완결된 것이 아니므로, 과거에 뿌린 씨가 땅속으로 파고들어도 언젠가는 결실을 맺는다. p.58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보급과 정보지.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전투를 할 수 없어. 전쟁을 굳이 하나의 경제활동에 비유한다면, 보급과 정보가 생산이고 전투가 소비에 해당하는 거야. p.98 선조를 자랑하는 것은 자손이 몬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뿐 아닐까? 정리를 전부 마치는 것은 무리였으므로 적당히 분류해놓은 다음 자기 전에 차를 마셨다. "양 제독님의 선조 중에는 어떤 분이 계시나요?" 양 제독님의 대답 "글쎄. 잘은 모르겠다만 10억 년쯤 전엔 지구의 원시해.. 2022. 11. 12.
십이국기 1 -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p.247 죽고 싶지 않은 것은 분명 아니다. 살고 싶은 것도 아니니라. 요코는 포기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돌아간다. 반드시 그리은 곳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뭐가 기다릴지는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 일이다. 돌아가기 위해서는 살아 있어야 하니까 내 몸을 지킨다.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다. p.271 제가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교사는 교사의 사정을 강요하고 친구는 친구의 사정을 강요하죠. 부모는 부모의 입장밖에 말하지 않아요. 다들 멋대로 이상적인 학생상을 만들고 억지로 그곳에 끼워 맞추려고 하죠. 이런 삼자의 의견이 일치하는 일은 없어요. 교사와 부모의 기대대로 행동한다면 아이들 보기에는 아니꼽겠죠. 누가 봐도 착한 아이였다는 말은 누구한테나 맞추고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겠죠. .. 2022. 10. 19.
은하영웅전설 외전 2 p.82 온갖 심려원모를 다해봤자 개미 한 마리 잡지 못하는 일도 있으며, 사소한 우발사가 수많은 사람의 미래도에 새로운 색을 덧칠할 때도 있는 법이다. p.231 '신에게 의지해야 이길 정도라면 처음부터 전쟁을 하질 말았어야지.' 금발 청년은 그렇게 생각했다. 의지할 것은 자신의 능력과 일르 충분히 살리고자 준비한 전략적 조건. 그저 그뿐이 아닌가. 자신들이 신에게 기도한다면 적도 기도할 것이다. 신이라는 것이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존재라면 아무리 기도해도 어느 한쪽의 기원은 뿌리칠 것이다. 신이 하나가 아니라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더 강한 신이 승리하리라. 겨우 그 정도 존재에게 기도하다니, 어리석기 짝이 없지 않은가. 라인하르트는 그렇게 생각했다. 만일 신이라는 것이 실존하고 정의를 사랑한다면 왜 루돌.. 2022.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