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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마음은 어떻게 세계를 만드는가

by Diligejy 2025. 4. 6.

 

 

 

p.22~24

'같은 것을 본다'와 '다른 것을 본다'가 함께 성립할 수 있는 것은 두 경우 '보다'의 의미 또는 '본 것'의 의미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단순하게 '무엇을 본다'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본다는 것은 '무엇(x)을 무엇(y)으로 보다'입니다. 그림(x)을 놓고 누구는 그것을 토끼(y1)로 보고, 누구는 그것을 오리(y2)로 본 것이지요. 그러니까 '그림(x)을 본다'고도 말할 수 있고, '토끼(y1)를 본다' 또는 '오리(y2)를 본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두 사람이 'x를 본다'는 의미에서는 '서로 같은 것을 본다'고 말할 수 있고, 또 두 사람이 각각 다른 'y를 본다'는 의미에서는 '서로 다른 것을 본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x와 y는 어떻게 구분되는 것일까요? 일단 x는 눈앞에 주어진 것이므로 감각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y는 그 상황에서 나의 의식이 실제로 알아차린 것, 내가 본다고 의식하는 것이므로 의식대상 내지 인식대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규정하면 앞의 두 사람이 같게 본 것(x)은 감각대상이고, 서로 다르게 본 것(y)은 의식대상 내지 인식대상이라고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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