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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초기 모습 - 갱스 오브 뉴욕 미국의 초기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지금도 그렇겠지만 그 때도 토박이와 이주민 간의 갈등이 심했다. 어쩌면 토박이라는 단어도 말이 안되는 단어일지 모른다. 미국은 인디언들의 땅이었지만, 새로 온 이주민들이 장악한 땅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무튼 초기 정착민과 새로운 이주민 간의 갈등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었고, 갈등을 제어해줄 만한 공적 시스템은 부재했으며 오히려 공적 시스템은 영화의 이름처럼 갱들에 의해 장악된 모습들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2024. 8. 15.
단순한 삶 - 퍼펙트 데이즈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여러 답이 있겠지만 사실 한국에서의 답은 단순하지 않나 싶다. 대기업에 취직해서 돈을 많이 벌고 승진도 잘 하고 투자도 잘 하고 결혼도 잘 하고 나중에는 은퇴준비까지 잘 하는 삶.  잘 하는 삶이면 된다. 어려워서 그렇지 단순하다. 이 영화도 삶에 대한 방법론을 단순함으로 제시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과는 약간 다른 결의 단순함을 제시한다. 마치 수행자의 삶과 같이 사는 단순한 삶을 얘기한다. 남들이 볼 때 결례를 범하기 쉬운 업무인 화장실 청소의 업을 하면서도 매우 단순하게 그 업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 스포티파이와 같은 디지털 문명의 삶이 퍼졌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아날로그 카세트를 통해 예전 팝송을 들으며 출퇴근 하는 삶. 이웃집 아주머니의 빗자루 소리에 잠이 깨고 자기.. 2024. 8. 12.
그 때 그 곳 - 이 세상의 한 구석에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계속해서 헛발질을 하는 동안 민초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는지 볼 수 있는 영화이며 잔잔하게 그리고 평범하고 순수한 주인공 스즈의 눈을 통해 전쟁이 흘러가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보통 전쟁에 관한 영화나 컨텐츠라면 치열하고 속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장면을 보여주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오히려 그 반대로 천천히 흘러가는 일상 속의 삶을 보여주며 역설적이게도 참혹함을 극대화시킨다.  스즈라는 인물은 참혹함을 위해 일부러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쿠레로 시집가는 인물로 설정되었는데, 영화 속 인물이라지만 잔인할 정도의 배경선택이었다. 히로시마는 원폭이 일어난 곳이고, 쿠레는 해상 기지로써 미군의 전략폭격 1순위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시조카(하루미)와 자신의 오른팔을 폭격으로 잃게 .. 2024. 8. 4.
블리치 천년혈전 블리치 천년혈전을 어제 오늘 몰아서 봤다.  오리지널 블리치가 그랬듯 천년혈전 편도 스토리가 탄탄했고 반전은 계속해서 일어났으며 끝을 알 수 없는 전개가 계속되었다. 교훈을 주려는 다른 애니메이션들과 다르게 교훈을 주겠다는 목적도 내겐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그저 블리치라는 애니메이션에 맞게 최적화된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래도 현실과 블리치의 공통점 하나를 꼽으라면 원한은 끝맺음이 없고 계속해서 누적된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블리치는 아이젠 소스케의 원한을 담았다면, 천년혈전에서는 유하바하의 원한을 담았다. 그리고 작품 속 인물이 말하듯, 전쟁이라는 건 각자 정의가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그 원한은 각자의 정의에 따라 계속해서 이어진다. 2024. 8. 3.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p.6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비비안 그린 2024. 8. 3.
냉정한 진실 그리고 용기 - 커리지 언더 파이어 전쟁에서만큼 용기라는 단어가 강조되는 곳이 있을까 싶다. 인간이 인간을 어떤 방식으로든 죽여야하며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는 과정 속에서 보고 싶지 않은 추악한 면까지 봐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실을 추구한다고 착각하지만 그럴 용기가 있는 사람은 적다는 걸 영화는 말하고 있다.  단순히 적을 맞아 싸우는 것도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저지르게 된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 오점에 대해 정직할 용기는 단순히 적을 맞아 싸우는 것보다 몇 배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이 영화의 제목인 커리지 언더 파이어에서 커리지(용기)는 이런 용기를 말한다. 진실은 따뜻하지 않고 냉정하기에 이런 냉정한 진실을 마주하기 어려워 정신이 나가버리는 인물 또한 영화 속에서 등장한다.. 2024.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