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149 환한 숨 p.96 그녀의 말은 모두가 공평하게 비정하다면 한 사람의 비정은 모두의 비정으로 희석된다고, 세상 어디에도 더 비정한 비정은 없다고, 그렇게 번역되어 들렸다. p.97~98 "얼마 전에 무슨 시민 단체에서 일한다는 분이 병원에 찾아와서 그러데요. 이 사회가 하나를 그렇게 만든 거라고요. 그런가요, 선생님?" "......" "근데요, 그거 잘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 내가 못나서 하나가 저렇게 된 거예요. 고등학교 중퇴에 미혼모에, 나 좀 못난거 맞잖아요." "하나 어머님, 약한 생각은 하지 마시고....." "약한 게 아니고요, 내 현실이 그렇다는 거예요. 나 솔직히 하나가 인문계 대신 취업 잘 되는 고등학교에 가겠다고 했을 때 고마웠어요. 미안한 건 잠깐이고 오래오래 고맙더라고요. 하긴, 선생님 같은.. 2021. 12. 27. 해피 붓다 https://coupa.ng/cbmCwP 해피 붓다 COUPANG www.coupang.com p.26~27 만약 지금의 우리가 당시의 독일 상황인데 히틀러 같은 괴물이 나타났다면 나치에 환호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보통의 경우 악마는 환란과 절망 속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강림하니까.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어두운 마음이 보고 싶어 하는 딱 그 거울인 것이다. 히틀러가 어디 먼 데 있는 게 아니다. 책이 얼마나 무서운 물건인지 모르는 사람은 혁명 같은 것을 논할 자격이 없다. 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다. p.37~38 잽을 계속해서 허용하면 골리앗도 결국 맛이 가게 돼 있다. 스트레이트, 어퍼컷, 훅보다.. 2021. 12. 22. 맥베스 이상하죠, 어둠의 수족들은 우리를 해치려고 가끔씩 우리에게 진실을 말하고 소소한 정직으로 우리를 유인하여 중대한 결말에서 배반한단 말입니다. 1막 3장 123~125행 2021. 10. 10. 지구에서 한아뿐 https://coupa.ng/b6ZCuk 지구에서 한아뿐:정세랑 장편소설 COUPANG www.coupang.com p.118 백날을 생각해봤자 답은 똑같을걸요. 어떤 특별한 사람은 행성 하나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때가 있어요. 그걸 이해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저한텐 엄청 분명한 문제에요. p.145 흥미로운 것은 경민의 가족들도, 대단한 우정을 과시하던 친구들도 경민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한아는 그 부분에서 솔직히 섬뜩함마저 느꼈다. 완전히 태양계 밖으로 사라졌는데, 전혀 다른 존재가 그 자리를 대신했는데 알아차린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니. 원래의 경민은 대체 어떤 삶을 살았던 걸까/ 경민은 어머니를 일찍 잃었고, 아버지는 최근에 재혼하셔서 아직 적.. 2021. 9. 9. 산 자들 https://coupa.ng/b4epEJ 산 자들 / 민음사 COUPANG www.coupang.com p.40 "그건 자기도 몰랐잖아." "뭘?" "걔 불쌍하다고, 잘 봐주려고 했었잖아. 가난하고 머리가 나빠 보이니까 착하고 약한 피해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얕잡아 봤던 거지.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 걔도 알바를 열몇 개나 했다며. 그 바닥에서 어떻게 싸우고 버텨야 하는지, 걔도 나름대로 경륜이 있고 요령이 있는 거지. 어떻게 보면 그런 바닥에서는 우리가 더 약자야. 자기나 나나, 월급 떼먹는 주유소 사장님이랑 멱살잡이해 본 적 없잖아?" p.67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이었을까? 본사가 티앤티와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한 순간 그들에게는 티앤티에서 모욕을 당하든지 본사에 남아 모멸을 겪든지 이 두.. 2021. 7. 27. 어둠의 눈 https://coupa.ng/b4a5jt 어둠의 눈:딘 쿤츠 장편소설 COUPANG www.coupang.com 이 소설이 코로나19를 예견했다며 방송에도 소개되고, 광고를 많이 하는데, 읽어보면 예견했다고 보긴 힘들고 그저 소설상의 소재 하나로만 썼을 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시점도 증상도, 잠복기도, 확산 추세도 예측하지 않고 그저 '우한'이라는 단어 하나만 들어갔다고 해서 예견했다고 하면 차라리 노스트라다무스의 책이나 요한계시록을 보는게 더 예견하기 쉽지 않을까. 사실 이 책의 핵심은 '우한-400'이라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그 바이러스를 둘러싼 전체주의 국가와 자유주의 국가의 보이지 않는 경쟁, 그 속에서 희생되는 개인, 그리고 진실을 찾아나가려는 사람을 핍박하는 그 과정이 핵심이다. 그래서 .. 2021. 7. 26.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