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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149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https://coupa.ng/bRf02i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임성순 장편소설 COUPANG www.coupang.com p.57~58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다고? 그럼 애초에 수술실에서 실수하지 말았어야지. 이젠 한 명으로 모자라 자네의 그 알량한 공명심을 위해 다른 사람들 목숨까지 줄줄이 끌고 가려고 하는 겐가. 도덕? 좋지. 하지만 능력 없는 인간이 외치는 도덕이야말로 약자의 위선일 뿐이야. p.125 기억해둬. 우리가 한다는 위대한 선행 역시 별다를 거 없다는 거야. 인간의 선의란 고작 상황과 본능에 휘둘리는 금박일 뿐이라는 거지. 물론 금박도 금이긴 하지만. 2021. 2. 8.
죄와벌 - 상 p.12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거다. 다만 겁이 나서 사람들은 모든 일을 망치는 것이다....., 이건 명제와 다름없지. 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새로운 한 걸음, 자신의 새로운 말, 이것을 제일 두려워한다. p.25 [존경하는 선생.] 그는 득의만면해서 말문을 열었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 말은 진실입니다. 저도 음주가 선행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건 더할 나위 없는 진실이지요. 그러나 빌어먹어야 할 지경의 가난은, 존경하는 선생, 그런 극빈은 죄악입니다. 그저 가난하다면 타고난 고결한 성품을 그래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빈 상태에 이르면, 어느 누구도 결단코 그럴 수 없지요. 누군가가 극빈 상태에 이르면, 그를 몽둥이로 쫓아내지도 않습니다. 아예 빗자루로 .. 2020. 12. 29.
무슨 말 하는진 알겠는데 - 빛의 과거 빛의 과거 국내도서 저자 : 은희경 출판 : 문학과지성사 2019.08.30 상세보기 사실 이런 젠더문제를 다룬 책이나 글에 대해 무언가를 적는 건 많이 두려운 일이다. 내가 느끼기엔 지금 이 시기는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젠더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내용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갈등과 타협을 통해 합의를 만들어내는 과도기적 시점이고, 좋게 표현해서 갈등이라고 했지만, 기술의 발달으로 공인이 아닌 개인의 의견 또한 언제든지 조리돌림 당할 수 있는 걸 보면 때론 마녀사냥의 시대같기도 하다. 이런 시대에 젠더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는 건 언제든지 조리돌림 당할 각오를 해야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물론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조리돌림당할 수 있다. 하지만 젠더문제에 대해선 더욱 크게 부각되곤.. 2020. 7. 30.
달 너머로 달리는 말 달 너머로 달리는 말 국내도서 저자 : 김훈 출판 : 파람북 2020.06.15 상세보기 황은 많이 죽였고, 많은 죽음을 보아왔다. 죽은 자들의 범접할 수 없는 침묵 속에는 산 자를 압도하는 위엄의 후광이 빛나는 것을 황은 일찍부터 알았다. 적의 첩자들과 적과 밀통한 배반자들을 죽여서, 그 죽은 몸을 찢고 으깨며 분풀이를 해도 죽은 자의 위엄은 훼손되지 않았다. 죽은 자는 죽었기 때문에 산 자들이 지분덕거릴 수 없는 자리에서 우월성을 누리는 것처럼 보였다. 산 자는 죽은 자를 이길 수 없었다. 죽은 자는 이미 죽었기에 죽일 수가 없었고, 죽어 널브러지고 문드러진 자세로 산 자를 조롱했다. 죽은 자는 산 자의 영광에 침을 뱉고 있었다. 적병과 아군의 시체가 뒤엉켰지만, 죽은 자에게는 산 자의 칼이 닿지 않.. 2020. 7. 14.
문장만 건졌다 - 골든슬럼버 골든 슬럼버 국내도서 저자 : 이사카 코타로(Isaka Kotaro) / 김소영역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08.06.05 상세보기 예전 군 복무할 때 선임이든 후임이든 다들 이 소설을 좋아하기에 골든슬럼버를 언젠가 한 번은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영화화되었다고 해서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하고 있었지만 귀차니즘 덕에 읽지 않았다. 내용은 단순하다. 어느날 갑자기 총리가 드론의 폭탄 투하로 사망하고 경찰은 한 남자를 지독하게 쫓는다. 그 남자는 사건과 전혀 관련 없지만, 이미 정체를 알 수 없는(소설에서 끝까지 가르쳐주지 않는) 세력이 이미 판을 다 설계해 놓았다. 그 촘촘한 구조 속에서 이 남자는 위태롭게 살아남고 도망치지만, 결국 자신의 얼굴을 바꿔 다른 사람인 척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2020. 5. 16.
살인의 해석 살인의 해석 국내도서 저자 : 제드 러벤펠드(Jed Rubenfeld) / 박현주역 출판 : 도서출판비채 2007.02.12 상세보기 p.9-10 행복에 있어서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소원, 자존심을 짓밟은 마음의 상처가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경멸로 인해, 더 심각하게는 무관심으로 인해 꺼져버린 사랑의 재가 되어 불행한 이들에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 그들이 이런 것들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하여 불행한 이들은 수의처럼 자신들을 감싸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행복한 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만 현재를 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있다. 현재가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게 하나 있기 때문이.. 2020.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