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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150

기사단장 죽이기1 p.94~96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보면 우리 인생은 참으로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믿을 수 없이 갑작스러운 우연과 예측 불가능한 굴곡진 전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들이 실제로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부분 아무리 주의깊게 둘러보아도 불가해한 요소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 눈에는 쉼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그러나 이치에 맞건 아니건, 최종적으로 어떤 의미를 발휘하는 것은 대개 결과뿐일 것이다. 결과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실재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그 결과를 가져온 원인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원인을.. 2019. 3. 15.
펀드 매니저 1 p.51~52 공포는 환희를 느끼는 데 불가결한 부분이었다. 달리기 선수가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거쳐야 하듯, 트레이더는 공포를 거쳐야 환희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2018. 7. 19.
굴하지 말고 달려라 p.383~384 쇼군이 최고 권력자이기는 하였지만, 그 통치의 정당성은 본질적으로 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쇼군은 다이묘들이 저항세력이 되지 못하도록 항상 견제해야만 했다. 어떻게든 다이묘들이 힘을 축적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 쇼군의 최대 관심사였다. 이렇나 정치적 목적에서 만들어진 제도가 '참근교대'이다. 참근교대란 다이묘들이 정기적(보통 1년 단위)으로 에도와 영지를 오가도록 강제하는 일종의 인질제도이다. p.384~385재미있는 것은 정치적 의도에서 시행된 제도이지만, 참근교대가 생각지도 못하게 일본의 경제사회 체질을 크게 바꾸는 촉매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수백 명 규모의 참근단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이 넘는 장거리 여행에 나서면서 어마어마한 돈이 길거리에 뿌려졌.. 2018. 6. 8.
반딧불이 p.30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 반딧불이 中 p. 2018. 6. 8.
1Q84 BOOK 3 p.55 희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시련이 있는 법이니까. p.56"스탈린 시대에 비밀경찰 심문관이 치르는 최종 테스트 이야기 들은 적 있나?" "없을걸요." "그는 네모난 방에 들어가게 돼. 그 방에는 별 특별할 것도 없는 작은 나무의자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야. 그리고 상관에게서 이런 명령이 떨어져. '그 의자에게서 자백을 끌어내 조서를 꾸며라. 그때까지는 이 방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마라'고." "꽤 쉬르리얼리스틱한 이야기군요." "아니, 그게 아냐. 이건 쉬르리얼리스틱한 이야기가 아니야. 꽁지 끝까지 철저히 리얼한 이야기지. 스탈린은 그런 편집광적인 시스템을 실제로 만들어서 재임중에 대략 천만 명의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어. 그 대부분이 그의 동포였지. 우리는 실제로 그런 세계에서 살고 있어. .. 2018. 5. 13.
1Q84 BOOK 2 p.36 "체호프가 말했어." 다마루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이야기 속에 권총이 나왔다면 그건 반드시 발사되어야만 한다, 고" "무슨 뜻이죠?" 다마루는 아오마메를 정면으로 마주하듯이 서서 말했다. 그가 아주 조금 몇 센티미터쯤 키가 컸다. "이야기 속에 필연성이 없는 소도구를 끌어들이지 말라는 거지. 만일 거기에 권총이 등장했다면 그건 이야기의 어딘가에서 발사될 필요가 있어. 체호프는 쓸데없는 장식을 최대한 걷어낸 소설 쓰기를 좋아했어." 아오마메는 원피스 소매를 바로잡고 숄더백을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 당신은 그걸 걱정하는 거군요. 만일 권총이 등장한다면 그건 반드시 어딘가에서 발포되는 결과를 낳고 말거라고." "체호프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래." "그래서 가능하다면 내게 권총을 건네주.. 2018.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