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150 살인의 해석 살인의 해석 국내도서 저자 : 제드 러벤펠드(Jed Rubenfeld) / 박현주역 출판 : 도서출판비채 2007.02.12 상세보기 p.9-10 행복에 있어서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소원, 자존심을 짓밟은 마음의 상처가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경멸로 인해, 더 심각하게는 무관심으로 인해 꺼져버린 사랑의 재가 되어 불행한 이들에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 그들이 이런 것들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하여 불행한 이들은 수의처럼 자신들을 감싸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행복한 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만 현재를 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있다. 현재가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게 하나 있기 때문이.. 2020. 4. 13. 암 병동 1 암 병동 1 국내도서 저자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이영의역 출판 : 민음사 2015.09.11 상세보기 p.44~45 "가능하면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합니다. 지금은 시간이 있으니까요. 대학에 들어갈 생각이거든요." 죰카가 말했다. "그건 좋은 일이지. 하지만 알아 둬야 할 것이 있어. 학문이 지혜를 더해 주는 것은 아니야." (아직 어린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는거야, 오글로예드!) "왜 그렇죠?" "그냥 그렇다는 거야." "그럼 우리에게 지혜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생이지!" 죰카는 잠깐 생각에 잠겨 있다가 대꾸했다. "동의하기 어려운데요." "내 말 잘 들어봐. 우리 부대에 파시킨이라는 군사 위원이 있었어. 그는 늘 입버릇처럼 학문이 지혜를 더해 주지는 않는다고 말하곤 했어. 물론 사람의 지.. 2019. 9. 4. 설계자들 설계자들 국내도서 저자 : 김언수 출판 : 문학동네 2010.08.20 상세보기 p.41~42 터무니없는 삶이다. 아킬레우스는 쓸데없는 곳에 갑옷을 걸치지 말고 유일하고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왼쪽 뒤꿈치에 튼튼한 갑옷을 걸쳐야 했다. 래생은 아킬레우스가 그 작은 약점을 가리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 약이 올랐고 그것 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용서할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래생은 내내 울었다. 자신이 읽어야 할 혹은 읽을지도 모를 도서관의 이 광대한 책의 페이지마다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페이지들 속에서 영웅들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소녀들이, 역경과 좌절을 뚫고 삶의 목표를 이룬 무수한 사람들이 자신의 유일하고 작은 약점을 가리지 못해 얼간이의 화살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 래생은 이 신뢰할 수 없는 삶이 .. 2019. 9. 2.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p.11 나이가 들수록, 하루 이틀 전에 경험한 일보다 수년 전에 있었던 일을 더 생생하게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그 말은 사실인 것 같다. 구멍 中 2019. 8. 10. 내게 무해한 사람 p.97어린 시절은 다른 밀도의 시간 같다고 윤희는 생각했다. 같은 십 년이라고 해도 열 살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그 이후 지나게 되는 시간과는 다른 몸을 가졌다고. 어린 시절에 함께 살고 사랑을 나눈 사람과는 그 이후 아무리 오랜 시간을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끝끝내 이어져 있기 마련이었다. 현실적으로 서로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로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무료하고 긴 하루하루로 이어진 시간, 아무리 노래를 부르고 그네를 타도, 공상에 빠져 이야기를 지어내도, 자신들이 작가이고 감독이고 배우이고 관객인 연극을 해도, 갈 수 있는 한 가장 먼 거리까지 달려간다고 해도 메워지지 않았던 커다랗고 텅 빈, 그 무용한 시절을 함께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나가는 밤 中 p.99어른이 된 이후의 삶이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2019. 3. 17. 기사단장 죽이기2 p.24~25시간이 빼앗아가는 게 있는가 하면 시간이 가져다주는 것도 있어. 중요한 건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일이야. p. 2019. 3. 15.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