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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149

라셀라스 밑줄긋기 p.16~17 그는 말했다. "동물로 창조된 여타의 피조물과 사람의 차이는 무엇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내 곁을 돌아다니고 있는 짐승들은 모두 나와 똑같은 육체적 욕구를 지니고 있지. 그들은 배가 고프면 풀을 뜯어 먹고 목이 마르면 냇물을 마시지. 그리고 그렇게 목마름과 배고픔이 채워지면 만족해서 잠자리에 들고, 그러다가 다시 일어나서 배고픔을 느끼게 되고 그러면 다시 먹이를 찾아 먹고는 편히 만족해하지. 나 역시 배고파하고 목말라하는 것은 그들과 마찬가지야. 하지만 나는 갈증과 허기가 채워져도 편하게 만족하질 못한단 말이야. 짐승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뭔가 부족하면 고통을 느끼지. 하지만 짐승들과 달리 나는 배불리 채워져도 만족스럽지가 않아. 배부른 뒤의 시간들은 그저 지리하고 우울할 따름이며.. 2023. 11. 12.
멋진 신세계 p.7 유토피아의 실현은 과거에 사람들이 믿었던 것보다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 듯싶다. 그리고 우리들은 현재 "유토피아의 확실한 실현을 어떻게 피하느냐"하는 무척 고민스러운 문제에 직면했음을 느낀다. ...... 유토피아의 실현은 눈앞에 닥쳤다. 그리고 유토피아를 회피하는 길, '완벽'하면서 무척 자유로운 비이상향적인 사회로 되돌아갈 길을 지성인들과 교양인 계층이 모색하는 시대, 그런 새로운 한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 니콜라이 베르댜에프 2023. 11. 10.
Norwegian Wood 2023. 10. 25.
생존자의 회고록 p.8 사람들은 각자의 기억을 비교한다. 사건들이 스스로는 허락하지 않은 어떤 것을 확인하려는 갈망 혹은 희망으로...... 아니 그와는 거리가 멀다. 사건들이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처럼 보였던 그것이라고 해야 옳다. p.9-10 '그들은 왜 그처럼 무능력한 것일까!'란 말과 '모든 게 정말 끔찍해!'란 말 사이에는 심연이 있다. '모든 게 정말 끔찍해!'란 말이 '여기서도 그것이 시작하고 있어.'란 말 혹은 '그것에 대해 더 들은 것은 없어?'란 말과 전혀 다른 말인 것과 같은 사정이다. 2023. 10. 1.
꿀벌의 예언 1 p.23~24 지금처럼 계속 미래에 관심을 가지게. 저 나무가 시간을 상징한다고 한번 생각해 봐. 뿌리는 과거를, 줄기는 현재를, 가지는 미래에 해당한다고 말이야. 과거는 땅에 묻혀 있어 보이지 않지. 그래서 우리가 실제로 보는 대상이 아니라, 머릿속에만 떠올리는 대상인 거야. 과거는 땅속 깊이 뻗어 있는 긴 뿌리들 속에 흩어져 있어. 이런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단단하고 선명하지. 하나의 줄기 속에 들어 있거든. 미래는 나뭇잎이 달린 무수한 가지들로 이루어져 있어. 실현 가능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의미하는 무성한 나뭇잎들은 서로 경쟁하듯 자라나. 그러다가 햇빛과 수액이 부족한 나뭇잎은 말라 죽게 되지. 나뭇가지 전체가 꺾여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이건 어떤 미래의 방향들이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지. 하지만 하.. 2023. 9. 2.
이토록 평범한 미래 p.18~19 사람들은 인생이 괴로움의 바다라고 말하지만, 우리 존재의 기본값은 행복이다. 우리 인생은 행복의 바다다. 이 바다에 파도가 일면 그 모습이 가려진다. 파도는 바다에서 비롯되지만 바다가 아니며, 결국에는 바다를 가린다. 마찬가지로 언어는 현실에서 비롯되지만 현실이 아니며, 결국에는 현실을 가린다. '정말 행복하구나'라고 말하는 그 순간부터 불안이 시작되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봤으리라. 행복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는데 왜 불안해지는가? '행복'이라는 말이 실제 행복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대신한 언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그 뜻이 달라질 수 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이야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이야기의 형식은 언어다. 따라서 인간의 정체성 역시 어떻게.. 2023.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