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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곳 - 이 세상의 한 구석에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계속해서 헛발질을 하는 동안 민초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는지 볼 수 있는 영화이며 잔잔하게 그리고 평범하고 순수한 주인공 스즈의 눈을 통해 전쟁이 흘러가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보통 전쟁에 관한 영화나 컨텐츠라면 치열하고 속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장면을 보여주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오히려 그 반대로 천천히 흘러가는 일상 속의 삶을 보여주며 역설적이게도 참혹함을 극대화시킨다.  스즈라는 인물은 참혹함을 위해 일부러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쿠레로 시집가는 인물로 설정되었는데, 영화 속 인물이라지만 잔인할 정도의 배경선택이었다. 히로시마는 원폭이 일어난 곳이고, 쿠레는 해상 기지로써 미군의 전략폭격 1순위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시조카(하루미)와 자신의 오른팔을 폭격으로 잃게 .. 2024. 8. 4.
블리치 천년혈전 블리치 천년혈전을 어제 오늘 몰아서 봤다.  오리지널 블리치가 그랬듯 천년혈전 편도 스토리가 탄탄했고 반전은 계속해서 일어났으며 끝을 알 수 없는 전개가 계속되었다. 교훈을 주려는 다른 애니메이션들과 다르게 교훈을 주겠다는 목적도 내겐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그저 블리치라는 애니메이션에 맞게 최적화된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래도 현실과 블리치의 공통점 하나를 꼽으라면 원한은 끝맺음이 없고 계속해서 누적된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블리치는 아이젠 소스케의 원한을 담았다면, 천년혈전에서는 유하바하의 원한을 담았다. 그리고 작품 속 인물이 말하듯, 전쟁이라는 건 각자 정의가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그 원한은 각자의 정의에 따라 계속해서 이어진다. 2024. 8. 3.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p.6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비비안 그린 2024. 8. 3.
냉정한 진실 그리고 용기 - 커리지 언더 파이어 전쟁에서만큼 용기라는 단어가 강조되는 곳이 있을까 싶다. 인간이 인간을 어떤 방식으로든 죽여야하며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는 과정 속에서 보고 싶지 않은 추악한 면까지 봐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실을 추구한다고 착각하지만 그럴 용기가 있는 사람은 적다는 걸 영화는 말하고 있다.  단순히 적을 맞아 싸우는 것도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저지르게 된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 오점에 대해 정직할 용기는 단순히 적을 맞아 싸우는 것보다 몇 배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이 영화의 제목인 커리지 언더 파이어에서 커리지(용기)는 이런 용기를 말한다. 진실은 따뜻하지 않고 냉정하기에 이런 냉정한 진실을 마주하기 어려워 정신이 나가버리는 인물 또한 영화 속에서 등장한다.. 2024. 7. 30.
퓨리 - 그 속에서 전쟁사를 글로 배우다보면 추상의 늪에 빠지게 된다.최소 몇 백명에서부터 몇 천명 많게는 몇십 만명이 죽기 때문에 추상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런 추상의 늪에서 건져주는 유용하지만 잔혹한 탈출구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 이후 연합군은 금방 독일이 패배할 거라고 생각했다.전차도 별로 없을 거고 전황은 원하는 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독일은 전차부대를 배치해두었고 독일군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미군의 전차부대 승조원들은 모자라기 시작했고, 영화에 나온것처럼 노먼은 행정병에서 갑자기 전차 승조원으로 배치발령받게 된다.  영화는 매우 순진하고 아무것도 모르던 노먼의 시선으로 전쟁의 실황을 보여준다. 그의 시선과 관객의 시선을 일치시키며 2차 대전이라는 사건.. 2024. 7. 28.
손자병법 - 임용한 역 p.15전쟁터에 가면 누구나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생각은 심각한 착각이다. 우리는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자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그러나 명심하자. 그런 증언은 바로 그런 능력을 지닌 생존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은 위기의 상황이 닥치면 젖 먹던 힘까지 짜내기는커녕 온몸에 힘이 빠져 털썩 주저앉거나 현실을 외면한다. 이 순간에 젖먹던 힘까지 짜내고 없던 능력까지 발휘하는 살마과 힘이 빠져 버린 사람 사이에는 생존과 죽음이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발생한다. 위기 상황에서 절대로 아무나 초인이 되지 않는다. 초인이 되는 사람들만 살아남는 것이다. p.15모든 인간은 안주를 원한다. 심지어 생명의 위협을 받아도 가시거리에서 멀어지면 안주하기 시작한다. 건.. 2024.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