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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65

어려움 속에서 -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영화에서도 얘기하고 흔히들 얘기하듯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하지만 감기도 그냥 콧물 조금 나오고 마는 감기가 있고, 사람이 죽을 수 있는 감기도 존재하듯 우울증은 다층적이다. 이 영화는 그 중에서 심한 감기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울증을 견뎌내고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보다보면 이 영화는 단순히 우울증에 관한 영화라기보다 하루코라는 인물을 통해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주변인을 위한 가이드와 응원을 담은 영화인거 같기도 하다. 미야자키 아오이가 연기한 하루코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그의 사람을 보호하고 가정을 지키는 인물이다. 하루코가 아니었다면 츠레라고 불리는 미키오는 아마도 좋은 결말을 맞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영화를 보다보면 미키오의 형처럼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 2024. 8. 18.
버티는 삶에 대하여 - 언브로큰 멋있는 삶을 동경한다. 언젠가 저기에 가면 멋있게 되어있을 거라고. 하지만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 영화는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버텨내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설령 그 곳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해도 말이다.  주인공은 어렸을적부터 쉽지 않은 삶을 살아내야만 했다. 그에게 세상은 그리 따뜻한 곳이 아니었고, 그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그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황하지만 그에겐 다행히 형이라는 큰 나무와 가족이라는 울창한 숲이 존재했다. 주인공 루이스는 나무와 숲에 기대며 자신이 어떤 꽃인지 발견했고 올림픽 대표선수로까지 발탁되는 자신을 보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그에게 해피한 삶을 선사해주지 않는다. 태평양전쟁이.. 2024. 8. 17.
미국의 초기 모습 - 갱스 오브 뉴욕 미국의 초기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지금도 그렇겠지만 그 때도 토박이와 이주민 간의 갈등이 심했다. 어쩌면 토박이라는 단어도 말이 안되는 단어일지 모른다. 미국은 인디언들의 땅이었지만, 새로 온 이주민들이 장악한 땅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무튼 초기 정착민과 새로운 이주민 간의 갈등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었고, 갈등을 제어해줄 만한 공적 시스템은 부재했으며 오히려 공적 시스템은 영화의 이름처럼 갱들에 의해 장악된 모습들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2024. 8. 15.
단순한 삶 - 퍼펙트 데이즈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여러 답이 있겠지만 사실 한국에서의 답은 단순하지 않나 싶다. 대기업에 취직해서 돈을 많이 벌고 승진도 잘 하고 투자도 잘 하고 결혼도 잘 하고 나중에는 은퇴준비까지 잘 하는 삶.  잘 하는 삶이면 된다. 어려워서 그렇지 단순하다. 이 영화도 삶에 대한 방법론을 단순함으로 제시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과는 약간 다른 결의 단순함을 제시한다. 마치 수행자의 삶과 같이 사는 단순한 삶을 얘기한다. 남들이 볼 때 결례를 범하기 쉬운 업무인 화장실 청소의 업을 하면서도 매우 단순하게 그 업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 스포티파이와 같은 디지털 문명의 삶이 퍼졌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아날로그 카세트를 통해 예전 팝송을 들으며 출퇴근 하는 삶. 이웃집 아주머니의 빗자루 소리에 잠이 깨고 자기.. 2024. 8. 12.
그 때 그 곳 - 이 세상의 한 구석에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계속해서 헛발질을 하는 동안 민초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는지 볼 수 있는 영화이며 잔잔하게 그리고 평범하고 순수한 주인공 스즈의 눈을 통해 전쟁이 흘러가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보통 전쟁에 관한 영화나 컨텐츠라면 치열하고 속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장면을 보여주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오히려 그 반대로 천천히 흘러가는 일상 속의 삶을 보여주며 역설적이게도 참혹함을 극대화시킨다.  스즈라는 인물은 참혹함을 위해 일부러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쿠레로 시집가는 인물로 설정되었는데, 영화 속 인물이라지만 잔인할 정도의 배경선택이었다. 히로시마는 원폭이 일어난 곳이고, 쿠레는 해상 기지로써 미군의 전략폭격 1순위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시조카(하루미)와 자신의 오른팔을 폭격으로 잃게 .. 2024. 8. 4.
블리치 천년혈전 블리치 천년혈전을 어제 오늘 몰아서 봤다.  오리지널 블리치가 그랬듯 천년혈전 편도 스토리가 탄탄했고 반전은 계속해서 일어났으며 끝을 알 수 없는 전개가 계속되었다. 교훈을 주려는 다른 애니메이션들과 다르게 교훈을 주겠다는 목적도 내겐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그저 블리치라는 애니메이션에 맞게 최적화된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래도 현실과 블리치의 공통점 하나를 꼽으라면 원한은 끝맺음이 없고 계속해서 누적된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블리치는 아이젠 소스케의 원한을 담았다면, 천년혈전에서는 유하바하의 원한을 담았다. 그리고 작품 속 인물이 말하듯, 전쟁이라는 건 각자 정의가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그 원한은 각자의 정의에 따라 계속해서 이어진다. 2024.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