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65 좋은 영화인건 맞는데 너무 길어 - 잉글리쉬 페이션트 2시간 40분짜리 영화다. 보통 영화의 2배에 달하는 길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긴박하게 흘러가는 영화냐? 그렇지도 않다. 영화는 현재와 회상을 번갈아 보여주며 조금씩 조금씩 가려져 있던 커튼을 친다. 사막, 불, 비행기, 불륜, 헤르도토스의 역사 등 여러 상징물들이 많이 있지만, 영화에 대해, 상징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해석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김상준의 [신화로 영화 읽기 영화로 인간 읽기]를 참고해서 영화를 겨우겨우 이해하려 노력했다. 왜 여러 장소도 많은데, 감독은 사막을 고른걸까? 사막은 일부 특수한 생물을 제외하고는 어떤 생물도 살기 힘든 척박한 곳이다. 건조하고 물기가 없는 저주받은 땅이 바로 사막이다. 이곳에서 캐서린과 알마시는 만나 사랑을 시작하고 그 종말을 맞는다. 그러나 사막은 이런 .. 2022. 4. 3. 낯선 거리에서 영화를 만나다 p.5 역무원이 수신호를 보내자 좁은 역사에서 달아나듯 기차가 떠났다. 영원히 만날 수 없는 두 개의 평행선을 철로로 남기고. 2022. 4. 3. 이동진이 말하는 봉준호의 세계 p.14 [기생충]의 변곡점은 문광(이정은)이 폭우 속에서 저택의 초인종을 누르는 순간이다. 그때까지 문광은 집사로서 동익(이선균)의 저택을 지켜오다가 해고되었던 한 개인이었지만, 자신이 찾아온 목적을 밝히는 순간 가족이 된다. [기생충]에서 가장 중요한 설정은 이게 두 가족이 아니라 세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개봉 당시 영화 측이 막으려 했던 스포일러는 바로 세 번째 가족의 존재였던 셈이다. 문광이 근세(박명훈)와 함께 가족으로서 존재를 드러낸 후 기택(송강호) 가족과 싸우던 그 저택으로 폭우를 맞아 야영지에서 갑자기 돌아오게 된 동익 가족까지 들어오게 되었을 때, 서스펜스를 꾹꾹 눌러담은 듯한 극 중 음식이 한우 채끝살을 넣은 짜파구리라는 사실은 흥미로워 보인다. 이것은 값싼 두 종류의 면이.. 2022. 4. 3. 니콜라스 케이지의 신들린 연기 그리고 답답함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영화를 보면서 도중에 몇 번을 멈췄는지 모르겠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가 물이 오르면 오를수록 분노와 혐오감이 차올랐다. 어떻게 해야 관객의 분노와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아는 사람처럼 연기를 했다. 계속해서 파멸로 나아갔고,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마저 파멸에 이르게 하는 벤을 바라보며 영화 속 인물임에도 너무 깊이 화가 나고 자존심도 없냐고 한대 갈기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저 2시간의 영화를 보고 한 인물을 판단해서 무조건 벤이 나쁘고, 쓰레기인것처럼 나오는 내 반응은 어쩌면 내 편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속에서 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아주 약간씩 보여주긴 하지만, 깊이있게 다루지 않는다. 그저 그는 가정을 잃었고, 삶을 마감하고 싶어하는 술주정뱅이라는 점. 그것만 .. 2022. 4. 3. 신화로 영화 읽기 영화로 인간 읽기 p.20 사랑은 맹목적이고 돌발적이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신은 큐피드가 맡고 있다. 큐피드의 화살을 맞게 되면 신이건 사람이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의 맹목성은 큐피드의 예측할 수 없고 장난기 어린 행동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이런 큐피드의 화살로 가장 큰 곤욕을 치른 것은 태양의 신 아폴론이다. 여기서 아폴론이 큐피드의 화살을 맞았다는 사실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다. 즉 아폴론은 태양의 신이기도 하지만, 제우스의 가장 총애받는 적자이며 논리성과 합리성을 대표하는 신이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감정적이고 격정적인 자신의 아들 디오니소스는 멀리했지만, 아폴론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총애했다. 이런 아폴론도 결국 큐피드의 화살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 2022. 4. 3. 랑종 https://youtu.be/QxqluS2yKK0 이동진의 해설이 구체적이면서도 깔끔하다. 2022. 3. 20.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8 다음